"국채 발행량을 줄이겠다"라고 밝힌 덕분입니다. 순간 금리는 뚝 떨어지고 주가는 급등했습니다.
애초 월가는 오늘 발표보다 31일 수요일 아침 8시 30분에 발표될 분기국채발행계획(QRA)을 주목해 왔습니다. 오늘은 이번 분기 전체 국채 발행 규모를 알리는 것이고, 수요일 QRA는 그런 큰 그림 하에서 국채를 팔 때마다 구체적으로 어떤 만기물을 얼마나 찍을 것인지를 고시하는 것입니다.
시장은 연방정부 지출 및 재정적자를 고려하면 국채발행량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왔기 때문에 오늘보다는 수요일을 주시했지요.
JP모건의 제이 베리 채권 전략가는 "일부 채권 트레이더들은 FOMC와 QRA가 함께 나오는 31일을 채권 시장의 '슈퍼볼 데이'라고 부른다"라면서 "재무부가 QRA 발표 영향을 알기 때문에 지난 10월 말처럼 만기별 발행 물량을 적절히 조정해 시장 안정을 유도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었죠.
오늘 재무부는 1~3월 760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해 지난 분기 7760억 달러보다 덜 찍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지난 10월에 대략적으로 제시했던 8160억 달러보다는 550억 달러나 적은 것입니다. 특히 4~6월 분기엔 2020억 달러어치만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적게 찍는다면 수요일 QRA의 중요도는 떨어집니다. 시장엔 향후 Fed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 수요가 꽤 많은 상황이거든요.
언리미티드펀드의 밥 엘리엇 설립자는 "재무부가 기록적 적자를 얼마나 오랫동안 감당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습니다.
라두크 트레이딩의 크레이그 샤피로 거시 전략가는 "재무부는 가끔 잘못된 추정을 내놓으며, 거기에 따른 위험 부담도 없다. 작년에도 틀렸고, 세수가 감소해 더 많이 국채 발행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
여전히 수요일 아침 QRA에서 어떤 만기물을 얼마나 찍는지 볼 필요가 있다. 시장은 2분기 듀레이션(가중평균 만기) 축소를 기대하는 듯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댈러스 연방은행에서 발표하는 1월 제조업 지수가 발표
데이터는 아주 나빴습니다. -27.4로 급락해 12월(-10.4)보다 크게 떨어졌고 예상(-11.8)보다도 훨씬 나빴습니다.
신규 주문과 생산, 고용 등이 모두 위축 영역에서 추가 악화했습니다. 그리고 지급 물가는 올랐고요. 시장은 이미 이런 급락세를 본 적이 있습니다. 바로 뉴욕 연은이 발표한 1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 지수가 시장 예상을 엄청나게 밑돌아 -43.5까지 떨어졌었죠.
블록랜드펀드의 제로엔 블록랜드 설립자는 "엠파이어 지수에 다른 조사도 예상보다 낮게 나오고 있다. 아직 시카고 연은이 발표하지 않았지만 다른 PMI들을 보면 ISM PMI는 1월 45.1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이번 사이클 최저 기록이고 주식에 상당한 하락세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제조업은 미국 경제에선 비중이 18%로 낮아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S&P500 기업들은 제조업 비중이 51%에 달합니다. 서비스 비중이 49%로 더 낮죠. 그래서 ISM PMI는 S&P500 기업들의 이익을 선행하는 지표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는 올해 기업 이익이 작년보다 11.6% 증가할 것으로 예상
1분기 이익은 4.6% 증가하고 2분기에는 9.4% 성장하는 등 올해 내내 이익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높은 멀티플(20배)에도 불구하고 뉴욕 증시는 계속 상승할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만약 지역 연은의 조사처럼 PMI가 계속 떨어진다면 그런 희망은 사그라들 수 있습니다.
다행히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하는 애플 등 빅테크는 대부분 제조업 기업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들의 실적 전망은 좋고요. 시장은 점점 더 이들에게 매달리고 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매그니피선트7 주식 중 테슬라를 제외한 6개 기업은 4분기에 전년 대비 53.7% 증가한 이익을 보고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들이 이익 증가율 상위 6개를 모두 차지합니다. 이들을 제외하면 S&P 494개 기업의 4분기 이익은 -10.5%를 추정되고 있고요.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4분기 어닝시즌 들어 매출, 이익 모두 월가 추정치를 상회한 기업은 당일 주가가 0.8% 올라 과거 1.5%보다 덜 오르고 있습니다.또 매출, 이익 모두 추정보다 나빴던 기업은 2.7%나 급락해 과거 평균 2.4%보다 더 떨어졌습니다.
월가 컨센서스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의 에스더 조지 전 총재
WSJ 인터뷰에서 "금리가 중립으로 돌아가기 전에도 인하할 많은 여지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금 너무 높다는 뜻이죠. 그녀는 지금 더 큰 위험은 너무 늦게 금리를 인하하면 노동시장에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줄 수 있는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지 전 총재는 "노동시장은 정말 까다롭다. 침체가 발생하기 전에는 항상 그다지 나쁘지 않은 것처럼 보이다가 빠르게 악화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골드만삭스
1월 FOMC 전망 보고서에서 "우리는 FOMC가 3월에 첫 번째 금리 인하를 시작하고 2024년 총 5번 인하할 것으로 계속 예상한다. 주된 이유는 인플레이션 진전이 이미 FOMC가 제시한 기준치를 초과했기 때문이다.
노동시장은 조만간 FOMC가 금리를 인하할 추가 이유를 줄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골드만삭스도 Fed가 높은 실질금리를 유지할 경우 노동시장이 급작스럽게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더블라인 캐피털의 제프리 건들락 CEO
최근 팟캐스트에서 "올해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은 50% 이상으로 75%에 가깝다. 침체가 발생하면 이익 성장 전망치가 악화해 S&P 500지수는 이번 사이클 고점을 유지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에버코어 ISI의 에드 하이먼 설립자
"채권 수익률 곡선의 예견력을 믿는다. 과거 3개월 국채/10년물 국채 금리가 역전됐던 적이 7번 있었는데, 7번 모두 경기 침체가 발생했다. 이번이 8번째이고 나는 이번에도 경기 침체가 나타날 것으로 여전히 믿는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블랙록
그동안 지속해서 미국 주식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제시해온 곳입니다. 탈세계화 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끈질기게 버틸 것이고, 결국은 경기 침체가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런데 그런 블랙록이 오늘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바꿨습니다. 사상 최고치에 오른 상황에서 사라고 권하기 시작한 것이죠.
블랙록은 "우리의 전반적인 미국 주식 전망은 중립이었다. 벤치마크 수준에서는 비중 축소, AI 테마에 대해서는 비중 확대였다. 인플레이션이 추가로 하락하고 Fed가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하며 시장이 장밋빛 거시 전망을 고수함에 따라 랠리는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은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이 2%까지 떨어지는 연착륙을 본다. 시장은 한 번에 하나의 주제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런 내러티브는 전술적 랠리를 지원하고 기술주를 넘어 시장의 폭 확대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다. 그래서 미국 주식 전체에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한다. 실적 잠재력이 높은 AI 관련주, 그리고 일본 주식도 선호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블랙록은 그러면서도 "거시경제와 시장 및 인플레이션 변동성이 커지는 새로운 체제로 인해 우리는 민첩하게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면서 연착륙에 대한 컨센서스는 도전받을 수 있고, 침체가 올해 말에 일어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당장은 올해 인플레이션이 2% 가까이 하락해 주식 상승 모멘텀이 이어질 것이라는 시장 뷰에 동의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장기적으로 낮게 유지될 가능성은 작다는 논리입니다. 팬데믹 정상화에 따른 상품 디스인플레이션이 마무리되고 뜨거운 임금 상승률로 인해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유지되면서 2025년에 3%까지 롤러코스터처럼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