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소매판매는 이전 달보다 1.0%나 증가해 2023년 1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습니다. 6월 수치가 0%에서 -0.2%에서 하향 수정된 걸 고려해도 강했습니다. 월가는 0.4% 증가를 예상했었는데요. 그것도 지난 6월 자동차 판매가 딜러망 해킹 사건으로 느려졌다가 7월 회복된 것을 고려해서 높게 추정한 것이었는데, 그보다 훨씬 좋게 나온 것이죠.
세부 내용도 강했습니다. 13개 카테고리 중 10개가 증가세를 기록했습니다. 자동차와 부품이 3.6%나 늘었고요. 전자제품(1.6%), 식음료(0.9%), 건축 자재(0.9%), 건강/개인 관리(+0.8%), 가구(0.5%) 등도 판매가 증가했습니다. 보고서에서 유일한 서비스 범주인 레스토랑과 바의 지출은 0.3% 증가했습니다.
그래서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소매판매도 0.4% 증가해 월가 추정 0.2%보다 더 많이 늘었고요. 자동차와 휘발유, 건축 자재 등 변동성 큰 요인을 모두 뺀 통제그룹의 소매판매도 0.3% 늘었습니다. 예상 0.1%보다 많았죠. 이 통제그룹의 판매가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을 계산하는 데 활용됩니다.
웰스파고는 "소매업체 매출은 7월 월가 컨센서스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매출을 늘렸다. 증가세는 광범위했고 소비자가 신중해지고 있다는 데이터와 상충했다. 소비자는 까다로워졌을 수 있지만, 여전히 지출하고 있다. 8월에 어느 정도 하향 수정될 수 있다 해도 이런 소비 모멘텀은 탄탄한 3분기 성장을 가리킨다"라고 밝혔습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7월 소매판매가 1% 증가한 원동력은 자동차와 휘발유 판매다. 하지만 전반적인 데이터는 소비 지출의 지속적 회복력을 나타내며 이는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을 낮출 것이다. 3분기 실질 소비가 약 2%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을 유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BMO는 "소비자의 회복력은 7월에도 온전히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올해 하반기 고용 증가 둔화, 실업률 상승, 기록적 신용카드 부채 속에서 실질 소비 지출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7월 고용보고서를 보면 평균 시간당 소득은 1년 전보다 3.6% 상승했는데요. 이는 최근 인플레 속도보다 높지만 2021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입니다.
2주 연속 감사한 실업급여 청구
주간(~10일) 실업급여 청구는 이전 주보다 7000건 감소한 22만70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예상 23만5000건을 밑돌았습니다. 2주 연속 감소한 것으로 7월 6일 이후 최저입니다.
2주 이상 계속해서 청구한 지속 청구 건수도 186만4000건으로 이전 주보다 7000건 감소했고 추정치 187만 건을 하회했습니다. 지속 청구 건수가 줄어든 것은 4주 만에 처음입니다.
버닝글래스의 가이 버거 이코노미스트는 "신규 청구는 7월 초 이후 최저로 떨어졌고 지속 청구도 감소했다. 계절적으로 여름이 지나면 청구 건수가 줄어드는 예년 추세를 따라가고 있다. 초기 청구 건수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상당히 안심되는 신호"라고 분석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무슨 하드랜딩?'(What hard landing?)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7월 소매판매는 우리의 연착륙 전망과 일치한다. 또 실업급여 청구 감소는 여전히 견고한 노동시장이 소비 지출을 떠받치고 있다는 우리 견해를 뒷받침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펀드스트랫은 "강력한 소매판매 데이터와 예상보다 낮은 실업급여 건수로 Fed의 정책 실수에 대한 우려가 완화했다. 인플레이션은 떨어지고 경제가 침체를 피하는 골디락스 시나리오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월마트 더그 맥밀런 CEO는 "지금까지 전반적으로 소비자가 약해지는 것을 경험하지 못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존 레이니 CFO는 "소비자는 여전히 선택적이고, 분별력 있고, 가치를 추구하지만, 소비자 건강이 추가로 악화하는 건 보지 못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CNBC 인터뷰에서 "전망에 대해 약간 조심하는 것이 책임감 있고 신중한 일이지만, 경기 침체를 예상하지는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소매판매나 실업급여 청구는 변동성이 큽니다.웰스파고는 "소매판매가 7월까지 유지되면서 공격적 Fed의 금리 인하에 대한 시급성이 다소 후퇴했다. 그러나 소매판매는 주로 상품 소비를 다루고 월별로 대규모 수정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성장에 대한 신호로서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급감한 산업 생산
7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입니다.
6월 수치도 애초 0.6% 증가에서 0.3% 증가로 하향 조정되었습니다.
제조업(-0.3%)이 문제였고, 그중에서도 자동차 생산이 7.8%나 줄었죠. 여름 공장 재정비 때문일 수 있습니다. 자동차 생산은 매달 큰 변동성을 겪고 있죠.
Fed는 또 허리케인 베릴이 약 0.3%포인트를 끌어내렸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시적 요인 외에도 제조업 사정은 전반적으로 어렵습니다.
오늘 발표된 8월 뉴욕 연은의 엠파이어 제조업 지수와 필라델피아 연은의 지역 제조업 지수도 모두 위축 영역에 있었습니다. 엠파이어 지수는 1.9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4.7포인트를 기록했고,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는 20.9포인트 급락해 -7.0으로 떨어졌습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위축(-46.8) 영역에 있고요. 제조업이 어려운 건 뭐니 뭐니 해도 높은 금리 탓입니다.
위기 수준의 주택 경기
고금리 직격탄을 맞고 있는 또 다른 분야가 부동산입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의 주택시장지수(HMI)는 7월 43에서 8월 39로 떨어져 올해 최저로 낮아졌습니다. 팬데믹 초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와 비슷한 수준이기도 합니다.
이 지수는 현재 및 미래 주택 판매 수준에 대한 건설업체의 의견을 받아 구하는데요. 약 900개의 업체가 참여하며 50을 기준으로 50보다 낮으면 부정적 전망을 나타냅니다.
소매판매가 좋았지만, 산업생산 등이 나쁘다 보니 골드만삭스는 3분기 GDP 추정치를 연율 2.6%에서 2.4%로 낮췄습니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도 2.9%에서 2.4%로 뚝 떨어뜨렸습니다.
월가 컨센서스
도이치뱅크는 최근 시장 안정화에도 불구하고 계절성과 재조정된 기대로 인해 시장 변동성이 지속해서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크리스천 놀팅 글로벌 CIO는 "이제는 좋은 소식은 좋은 소식이고 나쁜 소식은 나쁜 소식"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9월 금리 인하와 빅테크 들을 넘어서는 광범위한 이익 성장에 대한 기대, 지정학적 긴장 등을 주요 우려 사항으로 꼽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