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7월 PPI는 투자자들의 야성적 본능(animal sprits : 주식 매입)을 일깨웠습니다.
헤드라인 물가는 전월 대비 0.1% 상승(예상 0.2%, 6월 0.2%)에 그쳤고,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0%(예상 0.2%, 6월 0.3%)로 나타났습니다. 사실 소수점까지 따지면 -0.05%로 디플레이션을 가리켰습니다. 이는 2023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것입니다.
전년 대비로는 헤드라인과 근원 PPI가 각각 2.2%(예상 2.3%, 6월 2.7%)와 2.4%(예상 2.7%, 6월 3.0%)로 둔화했습니다.
에너지가 0.28%, 식품은 0.6% 상승세를 보이는 등 상품 물가는 0.6% 올랐지만, 서비스 물가가 -0.2%(-0.16%)로 올해 처음 하락한 것이죠. 트레이드 서비스(도소매 마진) 물가가 1.3% 떨어져 2015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 감소한 덕분입니다.
게다가 PPI 요인 중 Fed의 물가 벤치마크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계산에 들어가는 요인도 전반적으로 낮았습니다. 의사 진료비와 항공료는 전월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외래 진료비는 변동이 없었습니다. 포트폴리오 관리 서비스는 2.3% 올랐지만요.
PPI는 원자재~완제품에 이르기까지 도매 수준에서 상품·서비스의 물가를 나타냅니다. 생산자들은 물가가 오르면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려 합니다. 그래서 소비자물가(CPI)를 서너 달 선도하는 경향이 있지요.
찰스 슈왑은 "근원 PPI의 최근 3개월치를 연율로 바꾸면 2%에 불과하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계속 낮아질 것으로 시사한다. 또 Fed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척도인 PCE 물가에 반영되는 구성 요소도 고무적이다. 이 보고서는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추가 뒷받침을 제공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RSM은 "트레이드 서비스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수요가 둔화하면서 기업 이익 마진에 상당한 압축이 있음을 시사한다. 7월 PPI는 9월 금리 인하에 도움이 될 만한, 긍정적 인플레이션 지표가 이어질 것을 보여준다"라고 밝혔습니다.
PPI 트레이드 서비스 물가 하락은 인플레이션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기업 마진은 압박을 받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마진 압박이 심화하면 주가, 그리고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KPMG의 다이앤 스웽크 이코노미스트는 "7월 PPI는 소비자는 가격 인상에 반발했고, 생산자들은 판매물량을 유지하기 위해 할인으로 대응했음을 보여준다. 마진 압축은 인플레이션 측면에서는 좋은 데이터지만 해고로 나타나지 않는 한에만 그렇다. Fed는 금리 인하로 대응해야 한다. 그들은 인플레이션이 2% 목표에 도달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싶어 했는데, 이제 확신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미 중소자영업연맹(NFIB)의 7월 중소기업 낙관지수가 전월보다 2.2포인트 상승한 93.7로 나온 것도 긍정적이었습니다.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2022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컨센서스 91.7도 상회했습니다.
50년 평균인 98보다는 여전히 낮지만요. 중소기업은 미국에 33만 개가 있고, 미국 GDP의 44%를 차지합니다.
특히 6170만 명을 고용해 전체 민간고용의 46%를 이바지하죠. 이런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의 낙관론이 높아졌다는 건 연착륙에 긍정적이죠.
다만 세부 내용을 보면 지난달과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고용을 늘릴 계획이 있는가', '투자를 늘릴 계획이 있는가' 등에 대한 답변은 전달과 같았고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보는가'에 대한 대답은 4포인트 높아졌습니다.
지수가 뛴 것은 거의 전적으로 '경제(사업여건)가 개선될 것으로 보는가'라는 응답이 전달보다 18포인트나 개선된 덕분이었습니다.
웰스파고는 "지수 상승은 감정의 개선이 아닌 다른 것으로 보기 어렵다. 그러나 기본적인 세부 사항은 흐린 경제 및 정치 상황 속에서 수요 전망을 주저하는 걸 계속 보여준다. 7월 설문 조사 결론은 Fed에게 매우 중요하다. 노동 수요는 계속 둔화하고 물가 압박은 계속 사라지고 있다. 이는 Fed가 9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우리 견해를 뒷받침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경제(사업여건) 전망에 대한 이 정도의 큰 변화는 1974년 이후 단 10번만 발생했으며, 그중 6번은 대부분 경기 침체의 후반부에 발생했다. 과거 10번의 사례를 보면 향후 3~12개월 동안의 경제 성장률 중간값은 역사적 추세에 근접했으며, 경기 침체를 제외하면 성장률은 역사적 평균보다 높았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이익은 전년 대비 10.9%나 증가할 것으로 추정
지난 6월 말 예상됐던 8.9%보다 높습니다. 다만 매출 성장은 느립니다. 2분기 전년 대비 5.2%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이는 월가가 6월 말에 예상했던 4.7%보다 높지만, 지난 5년간의 평균 6.7%보다 낮습니다.
소비자들이 높은 가격에 반발하면서 매출 증가가 쉽지 않은 것이죠.
Mag 7 주식이 다시 복귀할 수 있는 네 가지 이유
RIAA는 'Mag 7이 다시 돌아올까'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현재 조정 과정은 아직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음
첫째, Mag 7 주식은 매우 유동적이며, 펀드매니저는 큰 가격 변동의 부담 없이 돈을 빠르게 입출금할 수 있다는 겁니다. 보험사, 연기금, 헤지 펀드 등 기관투자자는 이런 유동성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인데요. 기관투자자는 한 번에 수백만~수천만 달러를 옮기는데 소형주는 이런 큰 규모의 매수, 매도에 충분히 유동적이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둘째, 패시브 펀드 편입이 이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투자자들이 펀드매니저들이 사고파는 액티브 펀드보다 지수를 좇는 패시브 펀드, 즉 ETF를 사는 것으로 투자 습관을 바꾸면서 지난 10년 동안 ETF로의 자금 유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요. 이들 Mag 7 주식이 S&P500 지수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자금이 들어올 때마다 그 돈의 4분의 1 이상을 맥 7 주식 편입에 계속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라면 그 비중은 더욱 클 것입니다.
셋째, Mag 7은 중·소형주보다 더 높은 이익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죠. 특히 경제가 약화하는 명확한 징후를 보이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이익 성장은 수요 변화에 가장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 것인데요. 이들 Mag 7은 중소기업보다 훨씬 더 많이 자사주를 매입한다는 것입니다. 이들의 자사주 매수는 올해 1조 달러에 가깝고, 내년에는 1조 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애플 홀로 1000억 달러어치를 사들이기로 했죠. 애플이 지난 10년간 사들인 자사주는 모두 6460억 달러 규모에 달합니다. 이는 S&P500 기업 가운데 491개 기업의 시가총액보다 큰 것입니다.
RIAA는 "이는 자산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는 사소한 요인이 아니다. 2000년 이래 기업 자사주 매입 규모는 전체 주식 순매수 수요의 100%에 가까운 5조5000억 달러에 달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닝시즌이 거의 끝나가면서, 이제 맥7의 자사주 매입 창구가 다시 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씨티그룹은 이런 기술주들이 경제 데이터가 악화하면 상당한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선물 시장에 나스닥 100지수를 좇는 225억 달러 규모의 매수 포지션이 남아 있다는 것인데요.
씨티는 "부정적 경제 데이터가 있으면 이러한 매수 포지션에 상당한 압박이 가해질 것이다. 평균 7.6% 손실에 처할 수 있고 단기적으로 여기에서 시장 하락세를 증폭시킬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나스닥 100은 지난주 초의 모든 손실을 회복했지만 7월 최고 기록보다 약 8%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JP모건도 경제가 침체로 향하면서 조정이 발생한다면 시가총액이 큰 기술주들이 가장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다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