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회의에서는 올해 말까지이던 하루 366만 배럴 규모의 감산을 2025년 말까지 연장
수요 증가세가 강하지 않다는 이유였죠. 이 조치만 보면 유가 강세요인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속 내용을 따져보면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주요 8개국이 지난 1월 시작한 하루 220만 배럴의 추가 자발적 감산의 경우 올해 9월까지 이어가되 10월부터 내년 9월까지는 1년간 서서히 그 양을 축소하기로 했습니다.
말로는 연장했지만, 감산은 축소되고 생산량은 조금씩 늘어나게 되는 것이죠. 또 아랍에미리트(UAE)는 내년에 지금보다 더 많은 원유를 생산하는 것이 허용했습니다. 애초 하루 290만 배럴을 350만 배럴까지 늘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하비에르 블래스 에너지 컬럼니스트는 "OPEC+ 생산량은 12월까지 지금보다 하루 50만 배럴 이상 증가하고, 2025년 중반에는 약 180만 배럴 더 증가할 것이다.
OPEC+는 그동안 배럴당 100달러 유가를 끈질기게 추구해왔는데 거의 모든 것을 포기했다"라고 정리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재고가 예상보다 많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발적 감산이 (유가에 불리한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75~90달러로 유가 거래범위가 낮아질 위험이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자발적 감산이 폐지되는 것은 남아도는 많은 생산 여력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유가 하락은 금리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1~3월과 달리 둔화하는 방향으로 나오고, 최근 경제 데이터도 둔화세가 나타나면서 금리가 다시 하향 안정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유가가 급락하자 금리 하락 폭은 커졌습니다.
ISM 5월 제조업 PMI는 시장에 혼란을 줬습니다.
PMI는 48.7을 기록해 4월(49.2)보다 더 떨어졌고, 살짝 나아질 것이란 월가 전망(49.6)을 밑돌았습니다. 여전히 위축 국면(50 이하)에 머무른 것이죠.
특히 세부 지수중 가장 중요한 신규 주문이 45.4로 4월보다 3.7포인트 급락했고 생산 50.2 (-1.1pt)도 하락했습니다.
그런데 고용은 2.5포인트가 증가한 51.1로 다시 확장 국면에 들어갔습니다.
인플레이션은 57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전월에 비해선 3.9포인트 낮아졌습니다.
기업 응답도 전반적으로 경기 둔화세를 보여줬습니다.
ISM 측은 "현재 통화 정책과 기타 상황으로 인해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는 모습을 보여 수요가 여전히 파악하기 어렵다"라고 평가했습니다.
BMO는 "ISM 제조업 지수는 높은 금리와 수요 둔화로 인해 소폭 개선될 것이라는 예상을 무너뜨렸다. 이는 상품 수요 약세를 의미한다.
제조업은 Fed가 올가을에 통화 정책을 완화하기 시작할 때까지 계속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5월 제조업 PMI 하락은 신규 주문이 12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경제가 모멘텀을 잃고 있다는 느낌을 더해준다. 지불 가격이 60.9에서 57.0으로 하락한 것도 Fed에게 좋은 소식"이라고 밝혔습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고문은 "ISM 제조업 PMI가 5월에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규수주 감소 폭이 가파르게 나타나면서 지수 하락을 주도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데이터는 대부분의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경제가 모멘텀을 잃고 있다는 다른 신호와 일치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역시 아침에 발표된 S&P 글로벌의 5월 제조업 PMI는 51.3을 기록하며 지난달 말 발표됐던 예비치 50.9, 시장 예상치 50.7, 4월 PMI 50.0을 모두 웃돌았습니다.
이에 대해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ISM과 S&P 글로벌의 상반된 5월 제조업 PMI 수치는 제조업 활동의 실제 상태에 대한 불확실성을 보여준다. 두 PMI의 평균은 5월에 약간 상승하여 50.0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후반부터 대부분의 시간 동안 제조업이 위축된 후 활동이 점차 안정화되었음을 시사하지만, 전반적으로 여전히 부진한 상태"라고 분석했습니다.
경기가 둔화하는 조짐이 나타나자 월가에서는 벌써 경기 침체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 지표가 아직도 Fed에게 확신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Fed가 금리를 낮추지 않고 버티다가 결국 침체를 부를 것이란 얘기죠.
엘 에리언 고문은 "Fed에 대한 시장 콘센서스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매파적이며, 많은 투자자는 올해 금리 인하가 한 번(또는 아예 없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기대는 데이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Fed에 부합하지만, 이중 임무(물가 안정, 최대 고용)를 모두 충족시키려는 Fed와는 일치하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르네상스 매크로의 닐 두타 이코노미스트 : 앞으로 네 가지 잠재적 시나리오
성장은 꾸준하고 인플레이션은 둔화하는 연착륙→주식과 채권 모두 상승
성장이 둔화되고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연착륙→주식이 어느 정도 압력을 받고 채권은 반등(채권금리 ↓)
성장이 둔화되고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주식과 채권이 모두 매도될 것
성장이 회복되고 인플레이션이 회복되어 다시 붐-플레이션으로 돌아감→주식은 괜찮지만, 채권은 압박을 받음
두타는 "시나리오 3)과 4)의 위험은 희박해 보인다. 주관적으로 15% 미만 확률로 본다. 반면 1)과 2)의 위험은 매우 크다. 나는 여전히 시나리오 1)의 위험이 2)보다 높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이것이 의미가 없다고 본다. 그러므로 나는 이제 주식보다 채권을 택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바이탈 날리지는 "경제가 변곡점에 도달했다는 것을 계속 느끼게 된다. 역풍이 불고, 상황이 둔화하고, 좋게 말하면 정상화되고 있다. 그것은 국채에는 유익할 것이다. 하지만 주식에 대해선 더 많은 혼합된 신호로 작용할 것이다. 왜냐하면, 주식은 금리가 낮아지면 혜택을 볼 것이지만, 더 냉각되는 제조업은 더 차가운 기업 이익 성장 전망을 뜻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S&P500기업의 절반이 제조업 기업이기 때문임)
시장에 대한 전망은 조금씩 엇갈리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로서 강세장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증가하는 정부 국채는 채권 시장이 아무런 긴장 신호를 보내지 않는 한 계속해서 재정 지출을 촉진하고 단기적으로 주식을 포함한 자산 가격을 부풀릴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반면 JP모건은 계속 약세론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마르코 콜라노비치 글로벌 리서치 헤드는 "인플레이션 둔화 및 경제 '노랜딩', 기업 이익 가속화에 대한 컨센서스 불일치로 인해 여름 동안 시장 상승이 제한되는 것을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강세론을 주장해온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사비타 서브라매니언과 권오성 전략가는 약간 한 발을 빼는 분위기입니다. 서브라매니언은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역발상 감정 지표가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을 제시하면서 "극단적인 약세 정서는 더는 지수의 순풍이 아니며 적극적인 종목 선택 전략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썼습니다.
권오성 전략가는 "지난 두 달 동안 나쁜 소식은 주식에 좋은 소식이었다. 그러나 성장이 너무 악화하면 나쁜 소식이 나쁜 소식으로 변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월별 비농업 고용의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은 골디락스’ 범위를 12만5000~17만5000개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12만5000개 이하로 떨어지면서 나쁜 소식이 좋은 소식이라는 추세가 반전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업률이 증가하면서 샴규칙에 따른 경기 침체 신호가 촉발될 수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이코노미스트인 클라우디아 샴이 만든 이 법칙은 3개월 평균 실업률이 12개월 최저치보다 0.5%포인트 높으면 경제가 불황의 초기 단계에 있다는 것입니다. 5월 현재 12개월 최저치는 3.5%로, 이는 실업률이 3개월 평균 4%를 유지한다면 경기 침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지난 2개월을 기준으로 볼 때, 실업률이 5월에 4.3%까지 상승하면 그런 상황이 발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