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베테랑스 데이로 문 닫았던 뉴욕 채권 시장이 아침에 개장하자마자 금리가 큰 폭으로 치솟았습니다.
기본적으로 트럼프 당선으로 경제 성장이 가속하고 인플레이션이 높게 유지될 것이란 관측에 따른 것이죠.
찰스 슈왑의 콜린 마틴 채권 전략가는 "트럼프 당선자의 정책이 인플레이션적이기 때문에 국채 수익률에 대한 위험은 상승이 하락보다 더 큰 것으로 보인다. 4% 바로 아래까지 올라온 최종 금리 예상을 고려할 때 국채 금리도 4%에 가까운 수준에서 바닥을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내년 초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재정 지출, 감세, 관세 등 주요 정책이 구체화하면서 금리 상승세가 가팔라질 수 있습니다.
백악관 비서실장에 내정된 수지 와일스는 출범 1일 차에 바이든 정책을 뒤집는 대통령 행정 명령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당선된 트럼프는 2025년 1월 20일(지금부터 69일 후)에 대통령직을 맡게 됩니다.
전미자영업연맹(NFIB)가 발표한 10월 소기업 낙관지수는 전달보다 2.2포인트 상승한 93.7을 기록
올해 최고였던 지난 7월과 같습니다. 10개 세부 지수중 9개가 한 달 전에 비해 개선되었습니다.
다만 대부분 세부 지수는 여전히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렀고요. 고용 지수의 경우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10월에 고용이나 채용을 시도한 사업자는 53%에 그쳐 9월보다 6포인트 감소했습니다.
불확실성 지수는 7포인트 뛰어올라 110으로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웰스파고는 "Fed의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서 소기업 사업주들은 낙관적 태도를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11월 선거에 대한 기대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불확실성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지만, 선거 이후인 11월 조사에서는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뉴욕 연방은행이 내놓은 10월 소비자 기대 조사 결과 : 긍정적
향후 12개월간 실업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는 이가 전달 36.2%→34.5%로 감소하는 등 노동 시장 기대가 개선되었고요.
가계 재정에 대한 답변들도 긍정적이었습니다. 향후 3개월 동안 부채를 상환하지 못할 것이란 응답이 0.3%포인트 떨어져 13.9%를 기록했는데, 2024년 5월 이후 처음으로 낮아진 것입니다.
인플레이션 기대도 하락했습니다. 1년(단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전달보다 0.1%포인트 떨어져 2.9%를 기록했고요. 5년 기대치도 역시 0.1%포인트 하락해 2.8%로 나타났습니다. 뉴욕 연은은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약간 떨어지고 고용, 가계 재정에 대한 기대치는 개선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9일 발표됐던 미시간대 11월 소비자심리지수도 지난 4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73까지 상승했었지요. Fed 금리 인하가 이어지고 대선이 지나갈 것으로 관측되면서 경제 주체의 심리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입니다.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자 달러 지수는 또다시 뛰었습니다.
ICE 달러 인덱스는 0.43% 상승한 106.0에 거래됐습니다. 올해 최고 기록(106.5)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금은 0.39% 하락했습니다. 온스당 2607달러로 2600달러 선을 간신히 지켰습니다.
BCA리서치는 "달러는 10월 초부터 다른 통화를 압도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20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한 후 연중 최고치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
예상보다 강력한 경제 데이터, 다른 나라 데이터의 약화, 트럼프의 승리가 원인이다. 아주 단기적으로, 달러가 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달러는 모멘텀 통화이며, 투자자 포지셔닝은 중립적이지만 투자 심리도 확장되지 않았다. 게다가, 규제 완화, 관세(로 인한 해외 성장 약화), 느슨한 재정 정책이 달러에 대한 투자 심리를 끌어올릴 것이다. 이런 정책 조합은 더 명확해질 때까지 시장의 기본 가정으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달러는 비싸고 미국 자산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균형을 위해 통화를 약화시키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으므로 강세는 끝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중 갈등 심화 우려
트럼프 당선자는 새 행정부의 국무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을 내정했는데요.
트럼프 집권 2기 대외정책의 쌍두마차가 된 이들은 중국 견제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해온 중국 매파입니다.
루비오 의원은 중국 정부에 의해 입국이 금지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주식들이 약세를 보였습니다. 홍콩 증시의 항셍 지수는 2.84% 폭락했고요. 중국 상하이 증시도 1.39% 내렸습니다. 중국이 지난주 발표한 경기 부양책에 대한 실망감 등도 영향을 줬겠지요. 뉴욕에 상장된 알리바바, JD닷컴, 판둬둬 등도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오토존이 지난주 관세가 인상되면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스탠리 블랙&데커는 관세에 대비해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관세가 부과되면 영업이익에 2억 달러 타격이 있을 텐데, 이를 가격 인상으로 상쇄하겠다는 겁니다.
10월 CPI, 깜짝 상승?
내일 아침 발표되는 10월 CPI에 대해 약간의 우려가 있습니다. 월가 컨센서스는 헤드라인과 근원 물가 모두 전월 대비로는 0.2, 0.3% 올라 9월과 같은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봅니다.
전년 대비로는 각각 2.6%, 3.3%로 헤드라인 물가는 3월 이후 처음 가속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근원 물가는 유지되고요. 지난해 하반기 인플레이션 낮았기 때문에 기저효과로 인해 전년 대비 수치는 앞으로도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22V 리서치의 설문조사를 보면 투자자의 55%가 CPI에 대한 시장 반응이 '혼조/무시할 수준'으로 예상했습니다. 31%는 '위험자산 회피'라고 답했고, 14%만이 '위험자산 선호'로 봤습니다.
스펙트라 마켓의 브렌트 도넬리 설립자는 "예상보다 높은 10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트레이더들은 다음 달 Fed가 또 금리를 내릴지 재평가해야 할 것이다. 만약 물가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온다면 12월 인하가 위태로워지고 트럼플레이션(Trumpflation) 위험의 시작점이 더 높은 수준으로 설정될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수요일 데이터는 시장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JP모건은 "CPI가 예상보다 뜨겁더라도 위험 선호 분위기는 흐트러지지 않으리라고 본다.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에 또 다른 11월 CPI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못 본 척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투자자들은 헤드라인 CPI가 3.5%까지 오르기 전까지는 위험 회피로 돌아서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습니다.
CPI에 대한 Fed의 평가는 하루만 기다리면 됩니다. 파월 의장은 목요일 오후 3시 경제 전망에 대한 연설을 할 예정입니다. 그는 지난주 FOMC 기자회견에서 단순히 한 달치 데이터를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 그림, 추세(3~6개월)를 봐야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시장은 당분간 조정에 들어갈까요?
데이터 트랙 리서치는 "변동성지수(VIX)를 봐라"라고 밝힙니다. 닷컴버블 붕괴 직전인 1999년 VIX 지수는 평균보다 높게 유지됐습니다. 하지만 주가는 계속 올랐고 2000년 3월에는 S&P500 지수가 정점에 도달한 뒤 폭락했죠.
이렇게 높은 VIX에 기반한 랠리는 버블을 나타낸다는 겁니다. VIX는 대선을 앞두고 23까지 올랐었지만 이후 하락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0.6% 내려서 14.87로 떨어졌습니다.
데이터 트랙 리서치는 "VIX 마감가 15 이하는 건강한 신호이며 연말까지 그 수치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주식이 계속 상승하지만, VIX가 +20으로 오르기 시작하면 나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액티브 펀드의 추격 매수 : 경계 필요함.
올해 내내 뮤추얼 펀드에서 헤지 펀드에 이르기까지 액티브 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들은 끝없는 랠리를 예상하지 못했죠. 특히 대선 결과가 이렇게 금세 나올 줄 예상한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투표가 끝난 뒤 몇 시간 되지도 않아 트럼프 승리가 확정되면서 S&P500 지수는 6000까지 치솟았죠.
이제 이들은 펀드 성과가 집계되는 연말까지는 S&P500 지수의 올해 수익률(26%)을 따라잡아야 합니다. 몇 주 남지 않은 사이에 수익률을 만회하려고 휘발성 높은 위험자산을 사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게 소형주, 테슬라, 비트코인 등이 최근 폭등한 이유일 수 있고요.
TPW 어드바이저스의 제이 펠로스키 설립자는 "액티브 매니저들은 성과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연말까지 추격전을 준비하고 있다"라면서 추격 매수세가 시작되는 걸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대선 불확실성이 감소하고 감세와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트럼프 당선으로 '야성적 충동'도 살아나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베타(시장 전체와 비교했을 때 얼마나 변동성이 큰지 나타내는 지표)가 큰 주식이 연말 2개월 동안 시장을 이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변동성이 높은 주식에 뛰어드는 것이죠.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내놓은 11월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조사 : 액티브 펀드 추격 매수 추세 나타남
11월 1~7일 실시된 조사에는 5030억 달러의 운용자산을 가진 매니저들이 참여했는데요. 약 22%의 참여자가 6일 선거 결과가 나온 뒤 답했습니다.
미국 주식에 대해 '비중확대'하고 있다고 답한 포트폴리오 매니저의 비율이 대선 전 10%에서 29%로 치솟았습니다. 2013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것입니다.
2025년 전망: 2025년 전망에 대한 질문, 선거 후 고객 예측...
최고 수익률 자산군: 미국 주식 43%, 글로벌 주식 20%, 금 15%
최고 수익률 주가지수: 러셀 35%, 나스닥 28%, MSCI EM 15%
최고 수익률의 외환: 미국 달러 45%, 금 28%, 일본 엔 20%
가장 강세 촉매제: 중국 성장 가속화 35%, 미국 감세 33%;
약세 요인: 무질서한 채권 수익률 상승 50%, 글로벌 무역전쟁 35%
▲10월 조사 결과 ▲11월 대선 결과가 나오기 전 답변 ▲결과가 나온 이후 답변을 비교하면 대선 결과가 나온 뒤 세계 경제와 미국 경제가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증가했고 CPI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역시 늘었습니다.
연착륙 관측은 감소하고 노랜딩(불착률) 예상이 증가했고요.
포트폴리오 내의 현금 비중이 감소한 가운데 자산별로는 미국 주식, 일본 주식에 대한 '비중확대'답변이 크게 늘었고요.
신흥 시장, 기술주, 채권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은 조금 늘었습니다. 반면 전체 주식, 은행주에 대한 '비중확대' 답변은 감소했습니다. 대선 직후 폭등한 데 따른 경계감으로 보입니다.
또 향후 소형주가 대형주보다 성과가 좋을 것으로 본다는 응답, 그리고 하이일드 회사채가 고품질 채권(국채)보다 나을 것으로 본다는 사람이 크게 늘었습니다.
Fed의 금리 인하, 수익률 상승, 달러 강세 주변에 불확실성을 가져오고 있다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리사 샬럿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금은 트럼프가 6년 간의 장기 침체에서 회복 중인 경제를 물려받았던 2016년이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지금은 채권 투자자들이 35조 달러에 달하는 미 정부 국채 더미로 인해 더 높은 인플레이션과 부채 조달 비용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행정부가 추진하는 감세 등 정책을 제약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살럿은 "이러한 역학 관계가 Fed의 금리 인하, 수익률 상승, 달러 강세 주변에 불확실성을 가져오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