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인민은행 등 금융당국이 금리 인하와 지급준비율 인하 등 유동성 공급을 발표한 데 이어 26일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시진핑 주석 주재로 회의를 열어 "5% 안팎이라는 올해 성장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재정 지출을 보장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5%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라는 이전의 어조와 달랐습니다.
주목할 점은 회의에서 "부동산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주택은 투기용이 아니라 거주용"이라는 이전의 구호와 극명하게 대조됩니다.
로이터는 중국이 약 2조 위안, 2840억 달러 규모의 특별 국채를 발행해 경제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내수활성화를 위한 보조금, 양육수당 지급, 일자리 대책 등에 쓰일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정부는 1조 위안 정도는 6대 국영은행에 투입해 부동산 시장 등을 지원할 계획으로 알려졌는데요. 은행 자본을 확충하는 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처음입니다.
월가에서는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고 있습니다. 중국이 바주카포 같은 재정 지원책을 쏟아내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재정 완화를 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경기가 확장되고 경제 활동을 촉진하고 수요를 창출하려면 정부가 레버리지를 높여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숫자를 봐야 한다.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다면 앞으로 몇 달 동안 더 많은 후속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중국의 부양책은 과거 더 컸습니다. 예를 들어 2008년 미국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는 4조 위안을 풀었습니다. 지금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2008년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경제를 완전히 되살리려면 2년 동안 최대 10조 위안을 지출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정치국 회의가 통상 경제 문제를 4, 7, 12월 회의에만 다루던 것을 9월에 다룬 데 대해 경제 불안을 다스리기 위한 의지를 나타낸다고 설명했습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정치국이 공무원들에게 경제를 살리는데 책임감과 긴박감을 진지하게 강화하라는 명확한 지시를 내렸다. 주택 부문에 대한 지시가 시장 반등을 명시적으로 목표로 삼은 것은 경기 침체가 시작된 이래 처음"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약간 회의적이던 BCA리서치는 "중국의 통화 및 재정 자극책 발표를 '상당히 큰일'로 보고 있다. 이것은 베이징이 경기 회복을 위해 '무엇이든지 하겠다'라고 밝힌 순간이다. 사실상 중국 정부의 정책 초점이 도덕적 해이를 막는 데서 정치적 위험을 막는 것으로 바뀌는 지점에 도달했다고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월가의 유명 투자자 데이비드 테퍼 애팔루사 매니지먼트 설립자는 새벽에 CNBC에 출연해 "중국의 모든 것(everything)을 다 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지난주 Fed가 한 일이 중국의 완화를 이끌리라 생각했지만, 그렇게 대규모 조치를 취할 줄은 몰랐다. 이건 정말 큰 변화인 것 같다. 저는 '와우'라고 생각했다.
Fed는 50b를 인하했고, 재조정(recalibrate)이라는 단어를 10번쯤 썼다. '재조정'은 정말 흥미로운 단어다. 50bp 외에도 추가로 25bp씩 여러 차례 인하할 것 같다. 사람들은 Fed가 하는 말을 잘 들어야 한다. 금리를 재조정하겠다고 했으니, 그 말은 물가상승률과 금리 사이에 큰 간격이 있다는 뜻이고, 금리를 중립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많이 떨어지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두세 번 정도 25bp씩은 인하해야 Fed에 대한 신뢰가 유지될 것이다. 이를 생각하면 중국도 정책적으로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중국이 금리를 인하할 거로 생각했다. 재정 부양책을 실행하고, 그동안 시장이 요구해온 대대적인 완화를 할 거라고 봤다.
그래서 그게 실제로 일어나자 우리는 중국 주식을 조금 더 샀다. 원래 포트폴리오에서 중국 주식을 10~15% 이상 담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제는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15% 넘게 더 사겠다는 겁니다.
그는 무엇을 사고 있느냐는 질문에 "중국 관련 ETF, 선물 등 모든 것(Everything)"이라고 밝혔습니다. '헤지'에 관해 묻자 "헤지가 없다. (낮은) 밸류에이션이 헤지"라고 설명했습니다.
테퍼는 과거에도 CNBC에 나와서 "모든 것(everything)을 사라"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시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던 2010년이었습니다. S&P500 지수가 1000 수준이었지요.
JP모건 자산운용의 가브리엘라 산토스 글로벌 전략가는 "적극적인 Fed의 완화, 미국의 지속하는 경기 확장, 중국의 공격적 부양은 세계 경제의 회복을 이끌 것이다. 이는 각국의 주식, 회사채 등 위험자산의 상승을 이끄는 요인"이라고 밝혔습니다.
나일스 인베스트먼트의 댄 나일스 설립자는 "Fed가 이끄는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에 더해 중국의 경기 부양으로의 급격한 전환은 글로벌 주식 시장에 큰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스위스국립은행(SNB)은 세 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
25bp를 내려 기준금리가 1%가 됐습니다.
스위스는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볼 수 있는 인플레이션 급등을 크게 피했습니다. 소비자 물가는 7월 1.3%에서 8월 1.1%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인플레이션은 지난 15개월 동안 SNB의 목표 범위인 0~2% 내에서 유지되었습니다.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이 지나치게 둔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향후 몇 분기 내에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지난 6월 SNB의 금리 인하 이후 유로와 미국 달러에 대한 스위스 프랑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인플레이션 하락 압력이 커졌고, 최근 기업 설문조사 데이터는 경기 약세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장에서는 SNB가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추가로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UBS의 애널리스트들은 SNB가 금리 인하 주기가 거의 끝나가고 있으며, 금리 인하를 조기에 단행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UBS는 이를 저금리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추세와 대조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인하를 앞당길 것이란 관측도 강해졌습니다.
로이터는 7명의 ECB 소식통을 인용해 "유로존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예상보다 약한 경제 데이터로 인해 ECB의 비둘기파들이 10월 금리 인하를 요구할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시장은 애초 10월은 건너뛰고 12월에 인하할 것으로 예상해왔습니다.
HSBC는 ECB가 10월부터 내년 4월까지 모든 회의에서 금리를 2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을 바꿨습니다.
도이치뱅크는 "ECB가 10월에 금리를 인하할 위험이 커졌다. 애초 2025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중립 수준인 2~2.5%로 인하할 것으로 봤으나 그 시점을 2025년 중반으로 앞당긴다. 12월부터 연이어 25bp를 내려 더 빠른 인하 사이클을 달성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상무부가 발표한 3분기 GDP 증가율(확정치)은 전기 대비 연율 3.0%로 확정
한 달 전 발표된 잠정치와 같은 수치입니다.
그런데 2018∼2023년 성장률이 상향 수정됐습니다. 지난 5년간 성장률이 연평균 2.3%로 종전 추계보다 0.2%포인트 높아진 것입니다. 5년 동안 총 2942억 달러가 더 생산된 것입니다.
특히 2021~2023년 상반기까지 분기별 성장률은 모두 높아졌습니다. 종전 통계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2.0%, 2분기 -0.6%로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 기술적인 경기 침체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그러나 이번 조정에서 2022년 1분기 -1.0%, 2분기 0.3%로 상향 조정되면서 침체는 없었다는 게 확인됐습니다. 작년 성장률은 2.5%에서 2.9%로 상향 조정되었고, 올해 1분기 성장률도 기존 1.4%에서 1.6%로 높아졌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작년의 인플레이션 조정 국내 총소득(GDI)이 0.4% 증가에서 1.7% 증가로 바뀌었다는 겁니다. 그만큼 가계 소득이 더 높았다는 얘기입니다.
BCA리서치의 피터 베레진 전략가는 "오늘 개정안은 지난 2년 동안 발전해 온 수수께끼를 해결한다. 고용 성장이 그렇게 강할 수 있었던 반면 개인 소득 성장은 약하게 나왔었는데, 결론적으로 소득 성장도 꽤 강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9월 15∼21일)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21만8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4000건 감소
이는 4개월 만에 가장 적은 것이며, 월가 전망치(22만3000건)도 밑돌았습니다.
2주 이상 신청한 지속 청구 건수(~14일)는 183만4000건으로 직전 주보다 1만3000건 늘었습니다.
EY의 그레고리 다코 이코노미스트는 "노동 시장이 완만하게 냉각되고 있지만, 광범위한 경제 침체를 촉발할 수 있는 광범위한 해고의 증거는 없다. 계절적인 여름 증가세는 사라지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상무부가 공개한 8월 내구재 수주는 7월과 같은 수준을 기록
그런데 7월 데이터가 기존 9.8%에서 9.9% 증가세로 늘어났습니다. 월가는 7월에 급등했기 때문에 약간의 감소세(-2.6%)를 예상했지만, 보합세로 집계된 것이죠.
(보잉으로 인한) 항공기 주문 감소를 제외하면 대부분 카테고리에서 증가세가 나타났습니다. 변동성이 큰 항공기 등 운송장비를 제외한 주문은 0.5% 증가해 7월 -0.1%, 월가 예상 -0.1%를 웃돌았습니다.
또 항공기와 군수품을 제외한 자본재 주문은 0.1% 증가해 예상과 같았고, 7월 -0.2%보다 개선됐습니다.
웰스파고는 "8월 내구재 주문은 예상보다 대체로 좋았다. 7월 급증에도 8월 감소는 나타나지 않았고 운송 부문을 제외하면 8월은 올해 최고의 달이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RSM은 "최신 경제 데이터와 GDP 개정은 경기 침체 우려를 낮춘다. 강력한 지출, 일자리 시장 회복력, 증가하는 자본재 주문으로 미국 경제의 3분기 성장률은 기대치를 뛰어넘을 수 있다"라고 내다봤습니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의 3분기 GDP 추정치는 연율 2.9%입니다.
다시 살아나는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의 경기가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경기 부양을 통해 회복한다면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되살아날 수 있습니다.
구리 가격은 t당 1만 달러, 철광석은 t당 1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하지만 핵심적인 국제 유가는 그렇지 않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사우디가 석유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채택하고 있었던 배럴당 100달러 유가 목표를 포기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유가가 폭락했기 때문입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2.9% 내린 배럴당 67.67달러, 브렌트유는 2.5% 내린 배럴당 71.6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유가 급락으로 OPEC+가 감산 축소를 12월에서 추가로 연기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는데요.
FT는 사우디가 12월부터 매달 하루 8만3000배럴씩 추가로 생산량을 늘려 내년 2025년 12월까지 하루 100만 배럴을 증산할 것이라고 썼습니다. 이는 OPEC+ 감산량의 3분의 1에 달하는 하루 200만 배럴을 감산해왔지만, 미국 셰일오일 등에 시장 점유율만 빼앗기고 유가도 지키지 못했다고 판단한다는 겁니다.
만약 사우디가 점유율 경쟁에 나선다면 유가는 더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지난 2014~2016년 사우디는 셰일로부터 점유율을 지키겠다면서 OPEC+ 증산을 주도했었는데요. 2014년 중반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던 유가는 과잉 공급 속에 2016년 초 배럴당 26달러까지 떨어졌었습니다.
DNB마켓은 "유가 약세에도 불구하고 OPEC+는 12월부터 감산을 단계적으로 해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점진적 증산은 내년에 상당히 과잉 공급된 시장과 실질적으로 낮은 유가로 이어질 것이다. 이 시나리오에서 2025년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60~70달러 범위에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전망했습니다.
여러 가지 호재에도 불구하고 증시 상승세는 아주 강하지는 않는 이유
S&P500 지수는 장중 한때 마이너스로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경기 개선 기대감에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Fed에 대한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고 있습니다.
뉴욕 채권 시장에서 오후 5시께 국채 2년물은 7.4bp 급등한 3.627%에 거래됐습니다. 또 10년물 수익률은 1.5bp 오른 3.796%로 3.8%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저항선인 3.8%가 깨지면 4%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에버코어 ISI는 "오늘 아침 발표된 경제 지표–GDP 수정치, 내구재 주문,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반적인 경제 성장이 견조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는 국채 수익률, 달러에 상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Fed워치 시장에서 11월 50bp 인하 베팅은 전날 57.4%에서 52.7%로 낮아졌습니다.
두 번째는 중국의 부양, 세계 각국의 완화로 인해 세계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 국면으로 돌아선다면 비싸진 미국 증시에서 중국 등 세계 증시로 돈이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지타니아 칸다리 신흥시장 리서치 헤드는 "Fed의 금리 인하와 달러 약세로 인해 신흥시장 주식이 미국 주식보다 성과가 좋은 시기가 올 수 있다. 미국에 유리했던 성장과 금리가 이제 정점에 도달하고 미국을 제외한 다른 곳으로 유리하게 움직이고 있다. 신흥시장의 전반적인 거시경제 기본은 양호해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삭소뱅크는 "신흥시장은 미국 금리가 높은 기간 동안 종종 소외되곤 했지만 지금 Fed가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고, 중국의 부양 노력이 재개되고 있다. 이런 요소들이 합쳐져 신흥시장(EM)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Fed의 빅컷으로 달러 강세가 약해지고 미국 채권 수익률이 덜 매력적으로 되면서 일부 자본은 수익률이 높은 신흥시장으로 흘러들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BCA리서치는 "지금 우리가 미국 자산에서 중국 자산으로 순환매가 시작되는 곳에 있다고 본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스콧 럽너 매니징 디렉터는 "중국에 있어서 이번은 정말 다르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중국 주식 비중 축소가 글로벌 주식 시장에서 '가장 큰 컨센서스 거래'였는데 이제 미국 대선 이후 가장 선호하는 거래로 신흥시장 재등장이 급격하게 부상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테퍼는 오늘 경제가 비교적 탄탄한 상황에서 Fed가 완화에 나서서 불안하다고 말했습니다. "1990년대 Fed는 경제가 좋은 상황에서 Y2K로 인해 금리를 인하했다. 그게 99년, 2000년 초에 버블로 바뀌었다. 그래서 지금 상황을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가치 관점에서 미국 시장을 좋아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공매도하진 않을 것이다. 쉬운 돈이 들어오고 비교적 좋은 경제가 있는 상황에서 매도한다면 엄청나게 불안할 것이다. 미국에 대해 약간(somewhat) 매수 포지션을 취하지 않는 것도 불안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많은 월가 투자자는 여전히 해외 주식보다 미국을 선호합니다. 미국 대선 불확실성(트럼프의 관세), 지정학적 긴장 등 위험요소가 여전히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더 안전하지요.
웰스파고의 스콧 렌 전략가는 "Fed의 금리 인하가 내년에 더 광범위한 시장 기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연말까지 경기가 둔화하는 걸 예상하지만 기본 시나리오에 경기 침체는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