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예상 21만 개 안팎을 훌쩍 넘었을 뿐 아니라 2월 27만 개보다도 많습니다. 게다가 지난 2개월 치 데이터도 2만2000개 상향 수정됐습니다. 종합하면 일자리가 32만5000개 증가한 것이죠. 지난 3개월간 월평균 고용은 27만6000개로 지난 1년 중 가장 높아졌습니다.
업종별로는 정부 일자리가 7만1000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민간 고용도 23만2000개 증가해서 예상을 7만2000개나 뛰어넘었습니다. △헬스케어(7만2000개) △레저/접객(4만9000개) △건설(3만9000개) △소매(1만8000개) 등에서 일자리가 크게 늘었고 △제조 △광업 △금융 △IT △전문서비스 등에서는 고용에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고용보고서는 기업조사(신규고용/임금)와 가계조사(실업률)로 나뉘어 조사되는데요. 지난 석 달간 감소세를 보여온 가계조사에서의 취업자가 3월 49만8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실업률은 3.8%로 0.1%포인트 낮아졌습니다.
노동시장 참여율도 62.7%로 전월보다 0.2%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주간 노동시간은 34.4시간으로 0.1시간 늘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모든 데이터가 예상보다 좋았는데,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4.1%로 예상에 부합했다는 것입니다. 4.1%는 2021년 6월 이후 거의 3년 만에 가장 낮은 겁니다.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둔화 추세임.
사실 파월 의장은 이민으로 인해 강한 고용이 이어질 수 있고, 그건 걱정거리가 아니라고 몇 차례나 밝혔습니다. 그래서 시장은 오늘 임금 상승률에 더 주목했습니다.
HSBC의 맥스 케트너 전략가는 어제 "Fed에 더 중요한 것은 임금이라고 생각한다. 임금 증가율이 지난 몇 달처럼 0.4%, 0.5%씩 오르지 않는 한 신규고용이 20만 개가 될지, 30만 개가 될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라고 말했죠.
이민 덕분에 고용이 강해도 물가를 자극하지 않을 수 있다'라는 미 중앙은행(Fed) 제롬 파월 의장의 설명을 믿은 것이죠. 이렇게 고용이 좋다면 미국 경제가 살아나면서 주가의 펀더멘털인 기업 이익이 증가할 것이란 기대가 퍼졌습니다.
고용이 이렇게 강하면 Fed가 금리를 내릴 이유가 없다는 시각이 있었고요. 고용이 강해도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결국, 과연 그런지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봐야 한다는 관측이 다수를 이뤘습니다.
제프리스는 "고용 데이터는 우리의 말문을 막히게 만든다. 미국 경제가 둔화한다는 관측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지금으로서는 Fed가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극도로 어렵다. 금리를 다시 인상하는 것에 대한 논쟁은 현재보다 더 활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핌코와 KPMG 등은 올해 기준금리 인하 예상 횟수를 기존 세 차례에서 두 차례로 낮췄습니다. 인하 시작 시기로 하반기로 미루고요.
골드만삭스는 고용 데이터가 나온 뒤 "우리는 올해 컨센서스보다 훨씬 더 강한 GDP 성장을 기대하지만 그런데도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6월부터 3차례 금리를 인하할 만큼 충분히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는 이런 예측이 모순되지 않는지 종종 질문을 받는데, 우리는 모순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정부, 헬스케어 업종에서 계속해서 많은 일자리가 생겼지만, 외국인 근로자 유입으로 혜택을 받는 레저, 건설과 같이 기술 수준이 낮은 부문에서도 고용 성장이 두드러졌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민으로 인해 고용이 강해도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을 것이란 파월 의장 논리를 수용한 것이죠. 그러면서 여전히 6월부터 인하를 시작해 올해 세 차례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을 유지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우리에게 중요한 점은 3월 고용보고서가 매우 강하긴 하지만 (인플레이션 둔화 측면에서) 통화정책 전망과 일관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Fed가 6월부터 점진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는 인플레이션 데이터의 완화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조건부로 6월, 3번 예상을 유지했습니다.
JP모건은 "첫 번째 Fed 금리 인하에 대한 예상을 6월에서 7월로 미룬다. 하지만 그 이후 경제전망(SEP)이 나오는 FOMC 회의에서는 여전히 계속 인하를 모색할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7월로 첫 인하 시점은 미루지만, 올해 세 차례 인하 예측은 유지한 것이죠.
웰스파고는 "우리는 FOMC가 올해 100bp 인하한다는 기본 사례를 제시해왔다. 오늘 고용보고서는 위험이 덜 완화하는 쪽으로 치우쳐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주 수요일 CPI 보고서가 나온 뒤 기준금리 전망을 업데이트할 예정이지만, 현재까지 알고 있는 바에 따르면 노동시장 강세로 인해 FOMC는 금리를 내리기 전에 인플레이션이 추가로 개선될 때까지 계속 기다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야데니 리서치는 "우리는 연말(11월과 12월)에 두 번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만, 올해 전혀 인하되지 않더라도 놀라지는 않을 것이다. 이는 주식시장에 있어서 나쁜 거래는 아니다. 밸류에이션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낮은 금리 대신 투자자들은 더 나은 경제 성장과 기업 이익을 얻는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도 Fed가 금리를 얼마나 빨리, 몇 번 인하할지보다 소비자 지출과 기업 이익이 투자자에게 더 중요하므로 주가는 더 오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3월 고용 데이터를 보면 소비 지출과 성장은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일자리가 증가하고 임금이 전년 대비 4.1% 오르고, 노동시간도 늘어난 걸 감안하면 민간의 주당 소득은 전년 대비 5.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됩니다. 인플레이션이 3%대라는 걸 고려하면 실질 소득이 늘고 있다는 뜻이고, 소비가 활발하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민간 주당 소득
'매파' Fed 위원들 발언
댈러스 연방은행의 로리 로건 총재
"금리 인하를 생각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much too soon)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금리를 내리기 전에 "우리가 어떤 경제 경로에 있는지 불확실성이 더 낮아지는 것을 더 많이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 그리고 항상 그랬듯이 FOMC는 인플레이션 하락이 멈춘다면 적절하게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혹시라도 인플레이션이 반등하면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인플레이션 전망의 상승 위험에 대해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 핵심 위험은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정체되어 적시에 2%로 되돌아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셸 보우먼 이사
"아직은 금리를 인하할 적절한 시점은 아니며,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작년 인플레이션 진전의 대부분은 공급망 혼란 완화를 포함한 공급 측면 개선에 따른 것인데, 이는 미래엔 더 기여하지 않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지정학적 갈등 ▲추가 부양책 등 재정 지출 증가 ▲이민 유입 등에 따른 주거비 인플레이션 위험 ▲서비스 수요 지속에 따른 근원 서비스 물가 상승 가능성 등도 지적했습니다.
"기본 전망은 금리가 현 수준으로 유지되면 인플레이션이 더욱 하락할 것이며 노동시장은 점진적으로 재균형을 이루리라는 것이다.
기본 전망은 아니지만, 인플레이션이 정체되거나 심지어 반등하면 향후 금리를 더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는 위험을 보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월가 컨센서스
ING는 "통상 Fed의 기준금리가 정점을 찍은 뒤 10년물 수익률이 눈에 띄게 하락하는데, 이번에는 여전히 높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점점 4.5%에 가까워지고 있는데, 이를 넘으면 5%까지 오를 위험이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