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PPI는 헤드라인 수치는 전월 대비 0.6%나 오른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월가 예상이나 1월 수치는 0.3% 상승이었는데 두 배 높게 나온 것이죠. 1년 전보다는 1.6% 상승해 작년 9월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PPI가 높게 나온 건 에너지 가격이 4.4%나 뛴 탓이 큽니다. 식료품도 1%나 올랐고요. 에너지와 음식물을 제외한 근원 PPI도 한 달 전보다 0.3% 올라 1월(0.5%)보다는 둔화했지만, 월가 기대(0.2%)보다 높았습니다. 1년 전에 비해선 2.0% 상승해 역시 작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녹색이 많은 것은 오른것이 많은 의미임.
에너지가 뛰는 바람에 상품 물가가 1.2%나 올랐습니다. 2월 CPI에서 상품 물가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과 비슷하죠. 서비스 물가는 1월 0.5% 상승에서 2월 0.3% 증가로 둔화했습니다.
리처드 번스타인 리서치는 "PPI는 8개월 전에 바닥을 치고 오르고 있다. 월가 콘센서스는 인플레이션이 꺾였고 Fed가 금리를 내릴 것을 여전히 보고 있지만, 올해 여러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예상은 잊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월가가 PPI를 주목한 이유 중 하나는 미 중앙은행(Fed)의 물가 척도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를 추정하려는 것입니다. PPI의 헬스케어 서비스, 투자 서비스 등이 PCE 계산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바클레이스 등은 오는 29일 발표될 2월 근원 PCE 물가가 전월 대비 0.3%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골드만은 CPI가 나온 뒤 0.27% 올랐을 것으로 봤다가 오늘 PPI 발표 이후 0.29% 증가로 추정치를 상향 조정했습니다. 반올림하면 여전히 0.3%이지만 높아진 건 높아진 것이죠.
이는 Fed의 금리 인하 기대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Fed 워치 시장에서는 6월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이 전날 65%에서 63%로 소폭 낮아졌습니다. 일주일 전에는 75%였지요.
에버코어 ISI는 "우리는 2월 근원 PCE가 0.30% 올랐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Fed가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계속 둔화하고 있음을 확신하기 위해 보고 싶어 하는 0.2% 이하보다는 높지만 1월 0.42%에 비해선 상당히 내려가는 것이다. 디스인플레이션 이야기는 근본적으로 궤도에 남아 있다. 우리는 여전히 6월 첫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 노동시장이 완화하고 있다는 징후를 고려할 때 더욱 그렇다"라고 밝혔습니다.
예상보다 덜 좋은 소매판매
2월 소매판매는 예상보다 좋지 않았습니다. 지난 1월 악천후로 0.8% 감소했었기 때문에 월가는 2월에 0.8%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는데요. 1월 수치는 -1.1%로 하향 수정됐고 2월에는 0.6%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0.6% 증가는 작년 9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긴 합니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3% 증가(예상 0.4%)했고요.
국내총생산(GDP)을 계산하는 데 쓰이는 소위 콘트롤그룹(외식 서비스, 휘발유, 자동차, 건축자재 제외) 데이터는 2월 0%를 기록했습니다. 2월 소매판매 성장이 자동차(1.6%), 건축자재(2.2%), 휘발유(0.9%) 중심으로 나타난 데 따른 것입니다. 다만 13개 카테고리 중 9개가 매출 증가를 보고해 1월보다는 판매 증가세가 광범위했음을 보여줬습니다. 소비가 여전히 견고하지만, 월가가 기대하는 것만큼은 강하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웰스파고는 "소매판매는 2월에 반등했지만, 가장 중요한 '콘트롤그룹' 수치는 0%에 그쳐 1분기 소비에 대한 약간의 하향 위험을 시사한다. 1월, 2월 소매판매를 보면 소비자들이 마침내 소극적 조짐을 보인다는 게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다만 이런 둔화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으로 소비지출이 의미 있게 둔화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지출 속도가 느려지더라도 여전히 탄탄한 노동시장 덕분에 소비 모멘텀은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2월 소매판매 보고서는 경제가 강하지만 냉각되고 있다는 우리 견해를 뒷받침한다. Fed가 다음 금리 인하를 서두를 이유는 없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확 줄어든 실업급여 청구?
주간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20만9000개로 예상인 21만8000개를 살짝 밑돌았습니다. 월가 관심은 2주 이상 청구한 지속 청구 건수에 쏠렸는데요. 최근 계속 늘어나면서 지지난 주 190만 건을 넘었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계절 조정 방법이 업데이트되며 지지난 주 지속 청구 건수가 기존 발표보다 11만2000개 감소한 179만4000건으로 하향 수정됐고요. 지난주 지속 청구 건수는 거기서 1만7000건 증가한 181만1000건으로 발표됐습니다. 노이즈가 큰 것인데요. 어쨌든 통계만 보면 여전히 미국 노동시장은 강한 것이죠.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수정된 데이터는 노동수요가 여전히 견고하고 노동시장이 빡빡하다는 것을 확인해 준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리하면 물가는 높고 소매판매는 예상보다는 부드러웠으며, 노동시장은 여전히 탄탄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죠. 골드만삭스는 데이터들이 나온 뒤 1분기 GDP 증가율 추정치를 기존 2.2%에서 1.7%로 낮췄습니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도 기존 2.5%를 2.3%로 하향 조정했고요.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금리가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조금씩 오르더니 시간이 갈수록 상승 폭이 커졌습니다. 국채 10년물 금리의 상승 폭은 오전 11시 30분께 10bp에 달했습니다. 한때 4.30%까지 치솟기도 했고요. 오후 4시 40분께 10년물 수익률은 10bp 상승한 4.292%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들어 세 차례 저항선으로 작용했던 4.3%에 또다시 바짝 다가선 것이죠. 2년물 수익률도 7.2bp 상승한 4.694%로 거래됐습니다.
찰스 슈왑의 네이선 피터슨 파생상품 전략가는 "예상보다 뜨거운 PPI로 인해 주가가 낮아지고 국채 수익률이 높아졌다. 소매판매는 긍정적이었지만 예상보다는 부진했다. 그러나 노동시장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고 주식과 주택 가격 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가 있어 소비가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는 그리 크지 않은 것 같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10년물 수익률이 4.2% 저항선을 넘으면서 엄청난 양봉을 만들고 있다. 이제 200일 이동평균선을 넘어섰고 골든크로스에 가까워지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채권 수익률이 치솟은 가장 큰 이유는 다음주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발표될 새로운 점도표에서 올해 기준금리 인하 횟수가 기존 3번에서 2번으로 햐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진 탓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19명 위원 중 단 두 명만 마음을 바꿔도 올해 말 기준금리 중앙값이 기존 4.625%에서 4.875%로 높아지게 됩니다. 그동안 비둘기파였던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는 최근 계속 하반기 두 차례 인하가 기본 시나리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메간 스위버 채권 전략가는 "현재 시장은 점도표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모두가 최근 데이터를 지켜보고 있으며 그것이 위원들의 예측과 Fed의 전반적인 의사결정에 미칠 잠재적 영향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본은행이 다음주 기준금리를 올려 마이너스 금리를 탈피할 가능성이 굳어지고 있는 것도 미국 채권 금리 상승요인입니다. 오늘 일본 지지통신은 "일본은행이 다음주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하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갔다. 2024년 춘투에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작년을 크게 웃도는 임금 인상이 이어지면서 물가 상승세가 일본은행 목표에 다가가고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일본은행의 다음주 회의에서는 마이너스 금리 및 수익률 곡선 통제 정책이 종료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채권 비관론자를 위한 연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백악관은 이번 주 7조3000억 달러 규모의 2025회계연도 예산안을 제시하면서, 3개월물 및 10년물 국채 평균 금리가 1년 전 예상보다 오를 것으로 내다봄.
JP모건의 제이 베리 채권 전략 헤드는 최근 "모든 요인이 장기 금리가 더 높은 수준에 고정되어 있다는 것을 가리킨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일본은행이 초 완화 정책을 거두기 시작하면 주식은 어떻게 될까요?
JP모건 자산운용은 이와 관련 "엔화 강세가 일본 주식 랠리를 탈선시킬 것인가"라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내용을 전합니다.
"30년간의 횡보장 이후 일본 주식은 최근 강세를 보인다. 닛케이 225 지수는 1989년 이후 처음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끝낼 것인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은 엔화 강세를 의미한다는 게 컨센서스다. 실제 엔화는 10년 평균보다 2표준편차 낮은 수준으로 매우 저렴하다. 중요한 점은 엔화의 점진적 강세가 일본의 주가 상승 추세를 반드시 무너뜨리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엔화 강세로 인해 일본 수출업체의 경쟁적 지위가 약화하고 매출이 약화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 통화는 해당 기업의 매출에 영향을 미치지만, 일본 주식과 엔화 간의 상관관계는 최근 크게 약화하였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2007~2019년 엔화와 닛케이 225 지수 간의 상관관계는 평균 -0.6으로 유의미했다. 엔화가 약화하면 주식이 상승하고 강해지면 주식이 내렸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런 관계는 2021년 이후 -0.1로 상당히 약해졌다. 일본 주식에 대한 열광은 일반적인 엔화 약세가 미치는 영향보다 훨씬 더 커졌다. 기업 지배구조 개혁 및 자본 흐름 변화와 결합한 일본 명목 성장의 긍정적 변화는 이러한 열정을 정당화한다. 일본 기업 이익은 올해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주가수익비율(P/E)은 15배(15년 평균 수준)에 불과하다. 투자자들이 일부 주식에 집중된 미국 증시 상승에 의문을 제기하는 가운데 일본은 분산투자를 위한 좋은 소스를 제공한다."
월가 컨센서스
유명 투자자 마크 미네르비니는 "아침 개장 때는 상대적으로 강했지만 금방 하락세로 바뀌었다. 3월 4일 우리가 전망을 다운그레이드한 이후 지수에는 거의 진전이 없다. 전반적으로는 혼조세다. 우리는 2월에 속도를 상당히 늦췄으며 계속 신중하고 매우 선별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미 대부분 포지션을 이익을 남기고 매각했으며 현재 보유 중인 포지션에서는 위험을 제거했다. 지수는 여전히 중기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수면 밑에서 변동성은 약간 증가했으며 돌파는 올해 초만큼 잘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이 시점에서는 주식을 둘러싼 환경이 진전하기를 기다리고 돌파가 다시 잘 작동할 때까지는 계속 브레이크를 밟겠다. 강세장은 여전히 잘 살아있지만, 그 가운데 순환적 내림세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강세론자인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설립자는 "2022년 10월 주가가 바닥을 쳤을 때 미국개인투자자협회(AAII)의 낙관/비관론 비율(Bull/Bear Ratio, BBR)은 0.57까지 떨어져 바닥을 쳤다. 금융위기 이후 최저였다. 우리는 낙관적으로 전환했다. S&P500 지수는 저점 대비 44% 올랐다. 당연히 모든 사람이 낙관적으로 변했다. BBR은 지난주 4.20까지 급등해 2017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모든 사람이 낙관론자로 바뀌었다면 더는 비관론에서 낙관론으로 전환해 매수에 가담할 투자자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3.0을 초과하는 BBR은 매도 신호로 작동하지만, 1.0 미만의 BBR이 역발상 매수 신호로 작동하는 것보다는 정확성이 떨어진다. 우리는 다음주 열리는 엔비디아 GTC 콘퍼런스를 지켜볼 것이다. 시장은 잠시 상승했다가 뉴스에 이어진 차익실현으로 인해 하락할 수 있다. 그러면 다시 BBR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 지금으로서는 올해 말 5400 목표를 유지한다"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