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월가가 주시해온 12월 기준 근원 CPI의 3개월 연율 환산 수치는 3.2%(3.21%→ 3.25%)로, 6개월 환산 수치도 3.3%(3.33%→3.34%)로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매크로 폴리시(MPP)의 줄리아 코로나도 설립자는 "CPI 계절조정 업데이트로 인한 이런 커다란 불안감은 본 적이 없을 정도였다. 결국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라고 말했습니다.
판테온 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드슨 이코노미스트는 "간단히 말하면, CPI 업데이트에서 변화는 적었고, 전체적인 디스인플레이션의 큰 그림을 전혀 바꾸지 않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의 디스인플레이션에 대한 자신감이 커졌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오늘 CPI 업데이트를 바탕으로 추정하면 1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의 6개월 연율 수치는 1.8%로 0.1%포인트가 더 낮아진다"라고 밝혔습니다. 임대료 등 근원 서비스에 대한 디스인플레이션 모멘텀이 더 강해진 덕분입니다.
RSM은 "이제 우리는 Fed가 선호하는 PCE 물가 지수가 올해 중반까지 중앙은행의 목표인 2%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로 인해 Fed는 6월부터 정책금리를 올해 4차례(각각 25bp씩) 인하할 것으로 본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너무 좋은 미국 경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이 발표한 1분기 경제전문가 설문조사는 '연착륙'에 대한 확신을 줬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얀 헤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JP모건의 마이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 모건스탠리의 엘런 젠트너 이코노미스트 등 월가 이코노미스트 34명을 대상으로 분기별 미국 경제 전망을 조사하는 것인데요. 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⑴ 2024년 실질 GDP는 2.1%로 조사됐습니다. 이전 조사의 0.8%보다 크게 상승한 것입니다. ⑵ 실업률은 2024년 4분기 기준 4%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이전 조사에서 4.2%로 봤던 것보다 내려온 것입니다. ⑶ 월별 신규고용은 1분기에 23만5800건에 달할 것으로 봤습니다. 이전 조사 때 6만5700건으로 예측했던 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또 올해 4분기에도 월별 12만2400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⑷ CPI 인플레이션은 1분기 연율 2.5%로 이전 예측 2.8%보다 낮아질 것으로 봤습니다. 이번 분기 PCE 인플레이션은 연율 1.9%(이전 예측 2.5%)로 낮아질 것으로 관측했고요.
영향 없는 매파 목소리
로건 총재는 지난달 양적긴축(QT) 속도 조절을 가장 먼저 주장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역레포 잔고가 낮은 수준에 접근함에 따라 QT 속도를 늦춰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게 QT를 조기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을 줄이고 장기적으로 더 효율적인 대차대조표에 도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죠. 사실 Fed가 QT를 시작한 지 이제 거의 2년이 다 됐고, 그 사이 Fed는 1조 4000억 달러 가량의 보유 채권을 감축했습니다. 그래서 월가는 Fed가 올해 QT를 끝내기를 원하죠. 그렇게 하려면 먼저 속도를 줄이는 테이퍼링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정작 연설에 나선 로건 총재는 "대차대조표 축소는 지금까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국채 시장은 매우 탄력적이다"라는 말 외에는 QT 테이퍼링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습니다.
로건 총재는 또 △미국 경제는 지금 좋은 위치에 있다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전망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시장은 여전히 빡빡하지만, 어느 정도 느슨해졌다 △일부 산업에서는 여전히 공급망 문제가 있다 △금리 인하가 시급하지 않다고 본다 △연방 부채 증가는 지속 불가능한 경로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애틀랜타 연은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도 △인플레이션은 너무 오랫동안 너무 높았으며 아직 갈 길이 멀다 △인플레이션 부활을 피해야 한다 △데이터를 보면 실질 임금 상승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다 △Fed는 단호하고 지금 경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의 언급은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과 비슷한 것으로 새로운 내용은 아닙니다.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이유지요.
JP모건 자산운용도 (JP모건 리서치와 달리) 낙관론을 제시 : 3가지 이유
첫째, 역사를 보면 S&P500 지수는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을 때 계속 오르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조던 잭슨 전략가는 "고객들로부터 받는 반발 중 하나는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투자하는 데 위험이 있다는 것"이라면서도 "지수가 내려가기를 기다리는 것에 비해 사상 최고치에 있을 때 투자하는 것은 별다른 단점이 없다. 1970년 이후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12개월 평균 수익률은 9.1%에 달했지만, 다른 시기에 투자했을 때의 평균 수익률은 8.7%로 나타났다"라고 밝혔습니다.
둘째, 지난해 정체됐던 실적이 올해 개선되리라는 것입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 중 67%가 오늘까지 4분기 실적을 보고했는데요. 이들 중 75%가 추정치보다 높은 EPS를 공개했습니다. 이는 5년 평균 77%보다는 낮지만 10년 평균 74%보다는 높습니다. 지난주의 72%보다 높아졌지요. 기업들은 추정보다 3.8% 높은 이익을 보고했는데, 이는 5년 평균 8.5%나 10년 평균 6.7%보다 낮습니다. 하지만 지난주의 2.6%보다 높습니다. 4분기 혼합(보고한 기업의 실제 결과+아직 보고하지 않은 기업의 예상 결과) 이익 증가율은 2.9%로 지난주 1.6%, 4분기 말(12월 31일) 1.5%보다 높아졌습니다.
셋째, 올해 Fed의 금리 인하가 거시경제를 지지할 것이란 것입니다. 1980년 이후 44년 동안 Fed가 연간 한 번이라도 금리를 내린 때가 23년이 있었는데, 그중 18년 동안은 증시가 상승했고 연평균 수익률은 10.3%에 달했다는 것이죠. 특히 23년 중 14년 동안은 경기 침체 발생 없이 금리를 내렸는데, 그랬을 때 13년 동안 증시가 올랐고 연평균 15.6% 수익률이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잭슨 전략가는 "우리 예상대로 경기 침체가 없이 Fed가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증시 상승세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기 침체 없이 금리를 내린 대표적인 해가 1995년입니다. 1995년 5월부터 1996년 1월까지 세 번 금리를 내렸는데요. 그 결과 미국 경제는 2000년 닷컴버블 붕괴 전까지 장기 호황을 누렸습니다. S&500지수는 1995년 34% 폭등했고, 1996년 20.2%, 1997년 31% 치솟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이 1994년과 같은 환경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지금은 버블 붕괴 직전인 1999년과 같은 환경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달리고 있는데 러셀2000 지수는 어제까지도 하락장(최고점에서 20.4% 하락한 상태)에 있었습니다. 이처럼 두 지수 차이가 벌어졌을 때가 1999년 4월에 발생했었지요.
또 S&P500 지수에서 기술 업종의 비중은 2000년 9월 26일 이후 처음으로 지난 1월 24일에 30%를 넘었습니다. 반면 유틸리티 부문의 S&P500 비중은 2.17%로 떨어졌습니다. 1990년 이후 유틸리티 부문의 비중이 이 수준 아래로 떨어진 유일한 때가 닷컴 버블이 최고조에 달했던 2000년 3월 말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때처럼 FOMO(강세장에서 두려워 추격 매수하는 것)가 가세하고 있습니다. 월가의 전설적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1999년 주식을 대거 청산했었습니다. 그러나 지수가 추가로 30% 오르자 "매일 다른 사람들이 돈을 버는 걸 보면서 참을 수 없었다"라며 다시 주식을 대거 사들였지요. 그 결과 2000년 닷컴버블이 터질 때 30억 달러의 손실을 봤습니다. 드러켄밀러는 과거 "그건 내가 감정적이었고 내가 가졌던 모든 규율(discipline)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후회한 적이 있습니다.
폭등세를 지속해온 엔비디아에 대한 얘기도 많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넷 전략가는 "엔비디아가 이제 홍콩 주식 시장의 H주로 대표되는 전체 중국 주식 시장만큼 가치가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지난 52주 동안 228% 상승한 반면, 홍콩의 항셍지수는 26%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또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지난 두 달 동안 6000억 달러 증가했는데, 이는 테슬라 하나(시총 6000억 달러)와 맞먹는다고 밝혔습니다.
조시 브라운 리츠홀트 투자자문 설립자는 보유하던 엔비디아 주식 20%를 팔았다고 밝혔습니다. "너무 빠르게, 너무 급하게 주가가 올랐다"라는 이유입니다. 브라운은 S&P500 지수에 대해서도 "더 올라가길 희망한다. 하지만 지금 수준의 지수 상승세는 보장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월가 컨센서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사비타 서브라매니언 전략가
네 가지 이유에서 시장 폭이 올해 확대되면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① 6월이면 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할 것이다 ② Mag 7을 뺀 S&P 493개의 이익은 3분기면 Mag 7과 경쟁을 벌이고 4분기에는 이를 앞지를 것이다 ③ 대선이 있는 선거 연도에는 7~11월에 변동성이 급증했었다. 펀드들이 위험을 줄이기 시작하면 TMT(기술주)/메가캡에 비대칭적 피해를 줄 수 있다 ④ Mag 7은 '영원한 완벽함'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