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무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기 대비 연율 2.0%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잠정치 1.3%뿐 아니라 시장 예상 1.4%보다 훨씬 높아진 것입니다. 미국은 GDP를 세 번(속보치, 잠정치, 확정치)에 걸쳐 내놓는데, 이번이 확정치입니다. 속보치가 1.1%였던 걸 감안하면 무려 0.9%포인트나 더 높아진 것이죠.
이는 소비와 순 수출이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덕분입니다. 1분기 개인소비지출은 3.8%에서 4.2% 증가로 상향 수정됐습니다. 2021년 2분기 이후 거의 2년 만에 가장 높은 것입니다. 또 수출 증가율은 5.2%에서 7.8%로 높아졌습니다. 주거용 투자는 -5.4%에서 -4%로 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순 수출과 재고를 제외한 내수 최종판매는 연 3.5%로 급증해 201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역사적 평균인 2.7%보다 높다. 지난 1년 동안의 Fed 긴축에도 불구하고 내수 수요가 강력하다는 걸 나타낸다"라고 밝혔습니다.
전주보다 2만6000건 감소한 23만9000건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월가 예상(26만4000건)을 크게 밑돌아 5월 초 이래 가장 적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지난 3주 연속 26만 건대가 나와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줬는데, 큰 폭으로 낮아진 것이죠.
골드만삭스는 지난 3주 동안 실업급여 청구가 많아졌던 것이 오하이오주에서 대규모 청구 사기가 적발된 것, 미네소타주가 청구 자격을 확대한 것 등으로 인해 왜곡된 것으로 의심해 왔습니다. 글래스도어의 대니얼 자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 주 동안 증가세는 사기 등으로 인한 것이었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계속해서 실업급여를 받는 연속 청구 건수(~6월 17일)도 176만1000건에서 174만2000건으로 1만9000건 줄었습니다.
실시간 노동시장 지표인 실업급여 청구가 감소하자, 시장에서는 다음주 금요일(7월 7일) 발표되는 6월 고용보고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잠정주택 판매는 감소
5월 잠정 주택 판매 수치가 전월 대비 2.7% 감소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4월(-0.4%)뿐 아니라 예상(-0.5%)보다도 하락 폭이 더 컸습니다. 3개월 연속 하락했으며, 전년 대비로는 21% 줄어든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주택시장이 냉각되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로렌스 윤 이코노미스트는 "잠정 주택 판매는 부진했지만, 부동산 시장은 탄탄하다. 주택 재고 부족이 수요가 채워지는 걸 계속 막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좋은 지표는 Fed의 긴축 우려를 불렀습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금리는 오전 8시 30분 GDP가 발표되자 한 차례 뛰었고 15분 뒤 실업급여 청구 건수가 나오자 이단 상승했습니다. 결국, 오후 4시 10분께 국채 2년물 수익률은 15.4bp나 뛴 4.870%, 10년물은 13.2bp 상승한 3.843%에 거래됐습니다. 한때 각각 4.903%, 3.870%까지 뛰기도 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1분기 GDP와 실업급여 청구 건수가 좋게 나왔을 뿐 아니라 1분기 PCE 물가가 하향 수정됐지만, 여전히 높고 끈적하다는 걸 보여줬다. 내일 발표될 5월 PCE 물가도 인플레이션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걸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습니다. 2년물 수익률이 더 뛰다 보니 '경기 침체 신호'로 여겨지는 수익률 곡선 역전 폭은 100bp 이상으로 심화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Fed워치 시장에서는 7월 25bp 인상 확률은 86.8%까지 올랐고, 11월까지 한 차례 더 인상할 것이란 베팅도 40%에 육박했습니다. 스왑 시장에서도 올해 두 번 인상될 가능성을 거의 50% 가깝게 보고 있습니다.
통화정책을 반영하는 달러 가치도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ICE 달러 인덱스는 0.42% 올라 103.33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13일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전략가는 "1분기 GDP와 소비의 최종 수치는 투자자들에게 미국 경제가 무너지기는커녕 훨씬 더 많은 Fed의 긴축을 받아들여야 할 것임을 상기시켰다"라고 말했습니다.
씨티의 키스 호로위츠 애널리스트는 "약간 배당금 증가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많은 은행이 강화될 규제의 명확성을 기다리고 있으므로 자본 수익률 전망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오늘 스페인으로 이동한 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은행 혼란과 관련 “큰 은행들이 자본이 부족하거나 비유동적이었다면 관리하기가 훨씬 더 어려웠을 것이다. 감독과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경기민감주가 랠리에 동참한다면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동안 월가는 시장 폭이 좁다고 우려해 왔습니다. 엔비디아 등 몇몇 기술주만 상승세를 보인다면 강세장이 지속하긴 어렵다는 것이죠.
인플레이션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전망
월가에서도 여름 임대료와 중고차 가격이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메리클 이코노미스트는 ① 물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갖는 주거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② 임금상승률이 정점에서 내려오고 있고 노동력이 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 ③ 공급망 회복으로 자동차 가격이 떨어질 것이다 ④ 소비자의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하락하고 있다 등 네 가지 이유를 들어 인플레이션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다만 그는 근원 물가, 즉 근원 CPI에서 2%~2.5%포인트, 근원 PCE에서 약 1%포인트 정도를 떨어뜨리려면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습니다. 메리클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근원 PCE 인플레이션이 올해 말까지 높은 3%대, 내년 말까지 낮은 2%대, 그리고 2025년에 2%까지 낮아질 것으로 본다"라고 전망했습니다.
하반기 주가 통계를 보겠습니다.
LPL리서치에 따르면 1950년 이후 상반기에 S&P500지수가 상승세를 보였을 때 하반기 수익률은 6%에 달합니다. 특히 올해처럼 상반기 수익률이 10%가 넘을 때는 하반기 수익률은 7.7%로 더 높아집니다. 그리고 상승할 확률도 82%에 달하고요.
반대로 불안한 통계도 있습니다. 지난 상반기는 나스닥의 무대였습니다. 나스닥은 30% 가까이 올랐습니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이는 1975년(45%)과 1983년(37%)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익률입니다. 그런데 1975년, 1983년 모두 하반기 수익률은 -11%, -13%로 크게 내렸습니다. 다섯 번째로 높았던 1986년에도 상반기엔 +25%를 기록했지만, 하반기에는 -14%로 떨어졌습니다.
월가 컨센서스
UBS 글로벌 자산운용의 제이슨 드라호 헤드
첫번째 시나리오 : 성장 탄력성과 디스인플레이션 추세를 강화하는 데이터가 나오면 연착륙이 가능해지면서 투자자 FOMO(강세장에서 소외될까 두려워 추격 매수하는 것)가 여름까지 이어질 것으로 봤습니다. 즉 6월 고용이 컨센서스(신규고용 21만3000개 증가)과 비슷하고 6월 근원 CPI가 3%에 가까워진다면 강세장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죠.
"최근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미시간대 조사 3.3%)가 낮아지는 걸 보면 대중은 인플레이션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느끼고 있을 수 있다. 기저효과를 보면 7월 헤드라인 CPI는 약 2.5%까지 떨어질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두번째 시나리오 : 인플레이션과 성장 데이터가 실망스럽게 나오고, Fed가 시장에 가격이 매겨진 25bp보다 더 많이 추가 긴축한다면 시장 분위기는 냉각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S&P500 지수는 현재 거의 완벽한 연착륙 시나리오를 가격에 책정하고 있다. Fed나 데이터, AI에 대한 기대 등 어느 하나라도 잘못된다면 시장은 하락세로 기울 수 있다. 오류의 여지가 거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