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코어 ISI에 따르면 어제까지 S&P500 기업 중 277개(시가총액 기준 72%)가 4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들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0% 증가하고, 이익은 0.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에버코어 측은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4분기 어닝시즌은 매출 3.9%, 이익 1.9% 증가세로 마무리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작년 2분기를 바닥으로 2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는 것이죠. 어제 포드와 오늘 장 마감 뒤 실적을 발표한 디즈니, ARM도 괜찮은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사실 어닝시즌 초기는 실망스러웠습니다. 은행, 특히 지역은행 실적이 예상이 미치지 못했지요. 그러나 빅테크가 나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기술주로 이뤄진 커뮤니케이션 업종은 4분기 매출이 9.5%, 이익은 42.4%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고, IT 업종은 각각 4.0%, 12.8%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오는 21일 엔비디아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하면 추정치는 더 높아질 것입니다. 월가 기대는 매우 큽니다. 골드만삭스가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800달러로 높인 데 이어 모건스탠리도 오늘 목표주가는 603달러에서 750달러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조셉 무어 애널리스트는 “AI 수요는 계속 급증하고 있다. 지금 엔비디아 주식은 주가수익비율(P/E)의 25배 이하로 거래되기 시작했는데, 지난 몇 년 동안 몇 번밖에 볼 수 없었던 수준"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엔비디아가 추정에 부합하는 4분기 실적을 내놓으면 '매그니피선트 7'(magnificent 7) 주식은 4분기 매출 증가율 14%, 총마진 23%로 나머지 S&P493개 종목의 2%, 9%에 비해 월등히 나은 성적을 내놓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마진으로만 보면 M7은 전년 동기보다 7.47%포인트 증가하지만, 나머지 종목은 1.1%포인트 감소합니다.
은행 위기는 없다?
지난달 31일 실적 발표에서 상업용 부동산 대출로 인한 막대한 손실을 고백한 뉴욕커뮤니티은행(NYCB)은 지난주 40% 넘게 폭락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도 22% 급락했습니다. 미 언론은 은행의 최고위험책임자, 감사책임자 등이 사임했다고 보도했고, 무디스는 어제 저녁 NYCB의 신용등급을 2단계 떨어뜨려 정크 등급으로 낮췄습니다. 무디스는 "등급 하향은 NYCB가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금융, 위험 관리 및 거버넌스 문제를 반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은행 주가는 오늘 오전 한때 14% 넘게 급락했습니다. 그러나 은행 측이 콘퍼런스콜에서 "소매 점포에서 예금 유출이 거의 없다. 유동성이 풍부하다"라고 밝힌 뒤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은행 측 자료에 따르면 예금은 2월 5일 기준 830억 달러로 작년 말 814억 달러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은행의 문제는 아직 다른 지역은행으로 번지지는 않고 있습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어제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이 문제로 인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 일부 은행이 있을 수 있지만, 관리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제롬 파월 의장도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관리 가능한 문제라는 확신을 갖고 있지만 일부 은행은 폐쇄되거나 합병돼 없어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금리 안정세
미 재무부는 오늘 420억 달러 규모의 10년물을 경매에 부쳤습니다. 10년물 단일 경매로는 역대 가장 큰 규모입니다. 게다가 금리 인하 전망이 불확실해졌고, 장기 국채 발행이 중장기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점도 수요를 누르는 요인이 될 수 있었습니다.
오후 1시 경매 결과가 나왔는데, 그런 걱정은 기우로 드러났습니다. 발행금리는 4.093%로 발행 당시의 시장 금리 4.105%에 비해 1.2bp나 낮게 나타났습니다. 강한 수요를 뜻합니다. 실제 응찰률은 2.56배로 지난 6번 경매 평균 2.52배를 넘었습니다. 해외 수요를 대변하는 간접 수요는 70.1%에 달했고 이에 따라 딜러들이 인수한 물량은 13%에 그쳤습니다.
오후 4시 10분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3bp 오른 4.115%에 거래됐습니다. 2년물은 2.1bp 상승한 4.429%를 기록했습니다. 국채 입찰 결과는 좋았지만, 그보다는 NYCB 이슈가 오늘 채권 시장을 좌우한 탓입니다. 장 초반 뱅크런 우려가 커져 금리가 하락세를 보였는데, 오후 들어 그런 걱정이 줄면서 금리가 오름세로 전환했습니다.
사실 10년물 금리는 작년 말부터 3.8~4.2% 사이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더 시장 상승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내일은 250억 달러 규모의 30년물 경매가 시행됩니다. 10년물은 2월에 659억 달러 만기를 맞지만, 30년물은 만기를 맞는 물량이 없습니다. 삭소뱅크는 "30년물 수요는 오롯이 듀레이션(가중평균만기)을 늘리려는 투자자에게서 나와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12월 무역적자는 전달보다 3억 달러 증가한 622억 달러로 컨센서스(621억 달러)와 비슷
상품 무역에서 수출은 원유 등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1.5% 증가했고, 수입은 1.3% 늘었습니다. 2023년 무역적자는 전년 대비 18.7% 감소한 7734억 달러로 3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주요 원인은 대중국 무역적자 감소였습니다. 27% 줄어든 2794억 달러로 2010년 이후 가장 적었습니다. 그러나 멕시코 베트남 등 다른 국가와의 무역적자는 증가했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이는 공급망 재편 추세를 반영한다. 효율성보다 국가안보를 앞세운 것으로 더 높은 비용을 수반하며,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상승 위험을 뜻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월가 컨센서스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
쿠글러 이사는 브루킹스 연구소 대담에서 "인플레이션 진전에 만족하고 그것이 계속될 것이라고 낙관한다. 어느 시점에는 인플레이션과 노동 시장의 지속적 냉각으로 인해 기준금리를 낮추는 것이 적절해질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임금 상승률도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전반적으로 비둘기파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디스인플레이션 진행이 정체되면, 현 수준에서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라면서 금리를 금세 인하해야 할 긴급성은 거의 없다고도 밝혔습니다.
'Fed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
"Fed 스피커들의 말을 들으면 위원회가 '현재의 긴축정책을 유지하다가 나중에 인하한다'라는 입장으로 상당히 잘 통일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가치평가의 달인'이라고 불리는 애스워스 다모다란 뉴욕대 교수
CNBC 인터뷰에서 엔비디아에 대해 "다른 M7 주식과 비교해 봐도 너무 비싸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AI와 관련됐다는 이유만으로 일부 기업에 지나친 프리미엄이 붙고 있다. 어느 시점에선가 투자자들이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M7 중에서는 엔비디아보단 애플과 테슬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내림세 때문에 더 매력적인 매수 기회가 생겼다"라고 평가했습니다.